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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 (Poetry, 2010)

2019.02.05 01:55

시 (Poetry, 2010)

드라마 한국 139분

감독 이창동

출연 윤정희(양미자) 이다윗(종욱) 김희라(강 노인) 안내상(기범 아버지)




  결국 시는 현실을 직시할 때 탄생한다. 하늘보다 땅을 보고, 나뭇가지에 걸린 꽃보다 땅에 떨어진 살구를 보라는 것, 시인이 '보다'가 전부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마주하기 싫은 진실과 추잡한 현실의 이면을 보려 할 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설사 알츠하이머로 모두 잊어버려도 끝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의 삶이 만든 파장과 그 결과이다. 종욱 앞에 자살한 희진의 사진을 놓아두는 것도, 결국 종욱이 그것을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의 다름이 아니다. 미자는 손자를 끔찍이도 사랑하지만, 끔찍이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이 저지를 행동에 대한 댓가를 스스로 감당하기를 바란다.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시가 되고, 아무것도 모르겠다던 미자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한다. 

  "선생님, 시는 어떻게 쓰는 거예요?"

  "시라는 건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인데, 저분은 너무 음담패설만 하는 거 아녜요?"

  그런 물음의 반복이, 의문이, 끝없는 질문과 메모, 사색, 현실을 직시하려는 눈이 미자를 바꿔놓는다. 시란 그런 것의 집합체이고, 진정한 아름다움은 빛과 그림자의 끊임없는 교합에서 탄생하고, 삶의 깊이는 망각 대신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영화는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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