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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1. 마른 비

écrivain inconnu 2021. 6. 2. 01:07

마른 비가 내렸다. 사람들은 빗물을 몸으로 받아냈다. 몸이 빗물로 적셔졌고 거리는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로 터벅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안과에 갔다. 눈물이 말라서였다. 안압을 쟀고 시력을 측정했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습니까라고 의사가 물었고 나는 눈물이 말라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의사는 차트를 바라보더니 젊은 분이 안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시신경이 말라버린 눈은 말라서 눈물을 주기적으로 넣어주어야 했으나 눈이 뻑뻑해서 마른 눈물을 세상에 드러낼 필요가 없었다. 안약을 한아름 받았다. 비는 그새 멈추었다. 거리는 한산했고 하늘은 흐렸는데 나는 왠지 그게 내 눈을 보는 것 같아서 야박한 마음이 일었다. 흘려야 할 때 제대로 흘리지 못 하는 눈물이라니... 혼자 그런 허허로운 생각을 하며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초저녁부터 끝 간 데 없이 잤다. 잠은 끝없이 쏟아졌고 나는 이불 위를 구르며 꿈 속을 헤맸다. 얕은 잠에서 깨었다. 열한 시 반을 시계는 가리키고 있었다. 또 다시 잠이 쏟아졌다. 나는 이불 속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오랜만에 맞은 휴일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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